면역반응, 쉽게 이해하기

이제부터의 글은 보다 전문적인 내용이 될 것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독자들에겐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물론 일반 독자들이 여기서 설명하는 모든 내용을 시시콜콜하게 다 이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면역반응의 기본적인 원칙에 대한 이해이니까.

그럼 우선 일반 독자들을 위해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알아보기로 하겠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상처에 대한 면역반응을 예로 들어본다.

칼에 손가락을 베었다고 가정해 보자. 손가락을 베이면 우선 아프고(통증) 피가 난다. 그리 크지 않은 상처라면 통증은 금방 가라앉는다. 그리고 흘러내리던 피도 혈액응고 장애만 없다면 미끈거리는 덩어리가 되면서 멈추게 되고 이 덩어리는 굳어서 상처를 보호하는 딱지가 된다.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상처 가장자리에선 24시간 안에 염증과 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백혈구가 상처 부위에서 세균의 침입을 막고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는 세포를 정리하기 위해 그곳으로 이주하여 생긴 면역반응이다.

이처럼 우리 몸에 상처가 나면 신체의 면역기구들은 상처 부위로 가장 흔한 백혈구인 '호중성(好中性)백혈구'라는 방어부대를 파견한다. 이들은 군대식으로 말하면 신체방어군의 '보병'이다.

그 뒤를 이어 대식(大食)세포들이 들어와서 엄청난 양의 세포 찌꺼기를 삼켜 소화한다. 이같은 면역반응 활동과 함께 상처의 가장자리에서는 정상적인 세포들이 다시 자라나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면역반응이 이처럼 간단하게 일어나진 않는다. 상처나 질병의 유형에 따라 면역반응은 더 복잡해지지만 그 원칙은 마찬가지다.

다양한 차원에서 일어나는 면역반응

외부로부터 병원체가 몸 속으로 들어오게 되면 우리 몸 속에서는 여러 차원의 면역반응이 일어난다. 이같은 면역반응은 병원체에 감염된 초기에 일어나는 일차적인 면역반응인 선천성 반응과 감염 후 외부 이물질에 대해 특이적으로 일어나는 후천성 반응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선천성 면역

신체의 방어기능 중 가장 기초적인 것으로 병원체가 체내에 들어왔을 때 초기에 막는 것이다.

하지만 선천성 면역은 비특이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같은 병원체에 반복되어 감염되었을 경우는 저항력이 약해지게 된다. 선천성 면역기구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① 피부와 점막

정상적인 피부의 땀이나 지방 분비물에 함유된 유산 또는 지방산은 외부로부터 침입한 병원체를 일차적으로 방어한다. 또한 이들은 산성도(pH)가 낮기 때문에 미생물의 증식을 직접 억제하는 기능도 한다.

신체의 안쪽을 둘러싸고 있는 점막은 점액을 분비하여 점막상피세포에 세균이 부착하는 것을 막는다. 점액질에 붙잡힌 세균이나 이물질은 섬모운동이나 재채기 등으로 밖으로 내보내지게 된다.

② 눈물 콧물 타액

눈물 콧물침 등의 분비물에는 라이소자임이라는 효소가 들어 있다. 이 효소는 세균의 세포막을 녹여버림으로써 세균이 살지 못하게 하는 항균 기능을 담당한다.

③ 대식세포(Macrophage)

대부분의 이물질이나 세균들은 피부와 점막 그리고 눈물 콧물 타액과 같은 분비물에 의해서 제거되지만 이 방어벽을 뚫고 들어오는 병원체가 있다. 이렇게 일차 보호막을 뚫고 병원체가 들어오면 대식세포라는 군대가 출동한다. 대식세포는 피부 바로 아래의 모든 결합조직을 비롯하여 작은 혈관의 기저막 주위 또는 폐나 간에서

살고 있다가 외부로부터 들어온 병원체를 잡아먹는다. 병원체를 잡아 먹은 대식세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분해효소를 이용해 병원체를 완전히 분해하여 살해한다.

대식세포는 그림과 같이 병원체(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잡아먹은 후 효소낭과의 결합에 의해 병원체를 소멸시킨다.

몇몇 대식세포는 특정 조직에 정착하여 살기도 하는데, 간장에는 쿠퍼(Kupffer)세포, 뇌에서는 마이크로글리아* (microglia)세포, 폐에서는 폐포 대식세포, 결합조직에서는 조직구, 복강 대식세포, 비장 대식세포 등으로 조금씩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대식세포는 이물을 거의 완전하게 소화하는 호중구와 달리 부분적인 소화에 그쳐서 대식세포 자신 또는 다른 항원제공세포(수상세포 등)의 세포 표면 MHC항원에 결합하는 항원 펩타이드 단편을 만든다.

④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인식하여 죽일 수 있는 세포로 감염된 세포에 세포독성 물질(Peforin, Cytolysin)을 뿜어 살해하는 역할을 한다. 비장과 말초혈액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세포독성물질 중 하나인 퍼포린(perforin)은 원형질 과립 내에 존재하는 단백으로 T세포, 자연살해세포, 림포카인 활성 살해세포(LAK세포)에 의해 방출된다.

⑤ 호중구(neutrophilic leukocyte)

성인의 말초혈액에 들어있으며 전체 백혈구의 60-70%를 차지한다. 운동성이 왕성하고 강한 탐식작용을 한다

호중구는 가수분해효소, 라이소자임(Iysozyme), 퍼옥시데이즈(peroxydase)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1차 과립과 콜라게네이즈(collagenase) 등을 함유하고 있는 2차 과립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 과립은 이물질의 소화 및 살균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중구의 표면에는 IgG항체의 Fc부분을 결합하는 Fc수용체(FcrR)*와 보체성분(C3b, C5a)에 대한 수용체(C3bR, C5aR)가 있다.

⑥ 호염기구(basophilic leukocyte)

호염기구는 조직에서는 비만세포(mast cell)가 되지만 염기성 색소에 의해 염색되는 거친 과립구조로 되어 있다.

세포 표면에는 IgE항체의 Fc부분에 특이적인 수용체(FcR)가 있으며 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IgE 항체의 작용에 의해 항원 특이적으로 활성화하고 과립의 내용물을 방출하거나 류코트리엔(leukotriene)을 생성하여 이들 화학인자에 의해 일련의 생체 반응을 일으킨다.

⑦ 호산구(eosinophilic leukocyte)

호산구는 혈중 백혈구의 1-3%를 차지하는 세포다. 이 세포안에는 살해효과가 큰 과산화효소를 싸고 있는 과립이 들어있는데, 윤충과 같이 크기가 큰 기생충 등을 죽일 때 이 과립을 분출시켜 기생충을 살해한다. 세포표면에는 Fc 수용체와 H1, H2 히스타민(histamine) 수용체가 있다.

⑧ 보체(complement)

보체는 신선한 동물의 혈청이나 림프액 중에 존재하는 효소로서 약 20개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보체는 병원체에 결합해 대식세포가 병원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 식세포를 직접 활성화할 수도 있고 세균막에 달라붙어 구멍을 뚫어 죽이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보체계가 활성화되면 많은 펩타이드(peptide)를 만들어 내는데, 펩타이드가 맡고 있는 생물학적 활성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면역체계가 병원 미생물을 살해하는 것을 촉진한다.

둘째, 항원과 항체가 결합된 면역복합체 및 항체에 결합된 병원체를 체내에서 쉽게 제거할 수 있게 한다.

셋째, 대식세포의 작용을 활성화한다.

이러한 보체의 유익한 방어작용에도 불구하고 보체가 과도하게 만들어질 경우엔 정상세포나 조직을 파괴하는 병적인 상태를 유발할 수도 있다

⑨ 인터페론(interfrron)

인터페론은 바이러스 감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일종의 단백질로 , , 세 종류가 있다.

인터페론 와 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 생산되는데 어떤 것은 활성화된 림프구에 의해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와는 달리 인터페론 는 활성화한 T세포로부터 분비된다.

이런 인터페론들은 살해능력을 가진 세포(자연살해세포, 대식세포)들을 활성화하고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것을 직접적으로 막는 능력이 있다.


2)후천성 면역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체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면역체계인 선천성 면역체계의 공격을 받게 되면 계속 살아남기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같은 모습을 유지하게 되면 계속 선천성 면역체계의 공격을 받게 되므로 자신의 모습을 변형시켜서 면역기구의 공격을 피하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 면역계는 어떤 종류의 병원체가 침입해도 거기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특이한 면역방어기전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후천성 면역반응으로 주로 B세포와 T세포가 이 일을 담당한다.요컨대 면역계는 병원체에 대항해 우리 몸을 보호함으로써 항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이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단계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① 우린 우리 몸에 병원체라는 적군(항원)이 침입한다.

② 적군의 침입에 대항해 싸우기 위해서 신체 방어군(항체)이 만들어져 적군에게 공격을 개시한다.

③ 적군을 무찌른 후 신체 방어군은 서서히 해체되는데,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들어왔던 적군의 정체를 기억하고 있다.

④ 다시 같은 적군이 쳐들어온다

⑤ 인체는 그 적군에 대항해 싸웠던 신체 방어군을 재결성해 적군을 무찌른다.

B세포

B세포는 태생기에는 간에서 분화되고 출생 후에는 골수에서 분화되어 항체를 생산하는 세포다. 성숙한 후에는 혈액을 타고 몸의 각 조직과 림프절, 비장을 돌아다니며 순환을 계속한다. 이렇게 순환하다가 항원을 발견하면 바로 T세포의 도움을 받아 항체를 만든다. 순환 림프구의 약 5~l5%를 차지한다.

T세포

T세포는 골수에서 만들어져 분화되지 않은 상태로 흥선으로 이동한 후, 거기서 나(자기 신체의 물질)와 나 아닌 것(외부물질)을 구별할 수 있는 교육을 받고 완전히 성숙한 T세포로 분화한다.

이렇게 나와 적을 구별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T세포는 자신의 조직에는 반응하지 않고 신체 내부에서 발생하는 암이나 외부에서 들어온 것에 대해서만 반응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보조 T세포와 살해 T세포 억제 T세포 세 종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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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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