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적인 소리의 높낮이를 찾아서 |
자, <3일 완성 중국어 발음 특별 훈련> 두번째 날이다. 여러분, 방글방글 웃으면서 즐겁게 손 흔들며 중국말로 인사하고 중국어 배움 여행길을 떠나봅시다. “꺼/웨이(↘) tóngxué, 따(↘)지아(→) hꐂo!” “Lꐂoshī, hꐂo!” 예! 아주~ 좋아요! 멍멍이 여러분, 어제 집에 돌아가서 훈련을 열심히 하신 모양이군요? 발음이 엄청 좋아졌네? 하하, 이러다간 모레쯤이면 쭝국 쌀람 다 되겠는걸요? 자, 그러면 오늘은 성조에 대해서 공부해볼까요? 환상적인 중국어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익히려면 먼저 개별적인 소리의 높낮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되겠죠? 턱 밑에 손을 대니 성조 표기가 순서대로 여러분, 중국어에는 성조가 네 개 있다고 했죠? 그런데 그 중에서 4성은 어저께 이미 배웠죠? 하하, 그럼 몇 개 안 남았군요? 오늘도 유쾌 상쾌 통쾌! 재미있게 배워봅시다. 먼저 성조를 표기하는 방법부터! 여러분, 여기 [ hꐂo ]에서 [ a ] 위에 있는 [ ∨ ] 표기는 뭘까요? 하하, 그렇다. 이게 바로 성조 표시다. 중국어의 성조는 모두 네 개! 그 중 세번째 성조, 즉 3성을 요렇게 표기하는 거다. 나머지는 요렇게! [ ī (1성), ó (2성), ꐃ (4성) ] 다 아시죠? 언제나 모음 위에 표기한다. 선생님, 근데요, [ hꐂo ]에서 [ o ]는 모음 아닌가요? 왜 거기다간 안 하고 [ a ] 위에다 표기한 거죠? 똑같은 모음인데 그렇게 차별해도 되는 거예요? 음, 지은 나그네, 역시 좋은 관찰력!(흐뭇) 점수 일 점 플러스, 찰카닥!(히히) 근데, 너, 또 한국말 했지?(어잉?) 벌금, 천 원! 철커덕!(에구구) 언제나 머릿속을 중국말로 꽈~악 채우시길! 잊지 마셔요? 한 어절 속에 모음이 여러 개 있을 때는 그 중 더 중요한 모음 위에 표기한다. 그런데 어떤 게 더 중요한지 어떻게 아느냐? 교재를 보면 모음삼각도(母音三角圖, 母音三角图)니 뭐니 무진장 골치 아파 보이는 그림이 나온다. 그걸 보면 안다.(사실은 봐도 모른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런 데서 엉뚱하게 진을 빼지 않아도 된다. 아주 쉽게 금방 알 수 있다. 어떻게? 턱 밑에 손을 대보고 발음해보면 안다! 하하, 어저께 말한 거, 기억 나시죠? [ 아 ]는 턱이 크게 움직이고, [ 에, 오 ]는 조금 움직이고, [ 이 ]는 거의 안 움직인다. 그런 식으로 턱이 많이 움직일수록 중요한 모음이다. 정말 너무 쉽죠? 오케이? 통과! 1성은 시종여일, 한결같은 의리의 성조 자, 전주곡 삼아 성조 표기 방법을 가벼~없게 배우고 나니깐 모두들 기분이 산뜻하시죠? 하하, 그럼 이번에는 1성! 모든 성조가 다 중요하지만 1성을 특히 더 잘 배워야 한다. 왜냐고? 가장 중요한 기본 성조니까. 괜히 1성이겠는가? 우선 먼저 오선(五線, 五线)을 그려보자. 그리고 맨 밑에서부터 번호를 매기는 거다. 맨 위는 5도, 맨 밑은 1도. 다 그리셨죠? 1성의 위치는 가장 높은 5도에서 시작해서 5도로 끝난다. 발음 요령은 세 가지! ①높고, ②길게, ③수평을 유지하며 소리를 낸다. 첫째, 높이의 위치는? 음악에서의 ‘높은 도’다. 백―두산 뻗어내려 반도 삼천리~. 힘차게 노래를 부르자. 그때의 ‘백―’이 바로 1성의 높이이자 길이이다. 근데 꼭 이 노래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여러분 좋아하는 노래 중에서 아무 거나 좋으니, ‘높은 도’에 해당하는 음을 떠올릴 수만 있으면 된다. 알았죠? 근데 어떤 학생들은 높은 곳에 올라가서 힘차게 소리를 내라니깐 목에 핏대를 세우며 악을 쓴다. Oh, No! 그게 아니어요~! 중국어는 뭐라고? 멜로디다. 음악이다. 예술이다. 낭만이다. 제발 그런 식으로 망가뜨리지 말아주시어요, 네? 높은 음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악가들에게 물어보면 안다. 아랫배를 순간적으로 살짝 수축하면 된다. 자, 1성의 높이가 제대로 나오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그러려면 먼저 자세가 좋아야 한다. 똑바로 단정하게 앉자. 중국어를 잘 배우면 참선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 기공(氣功, 气功)을 따로 배울 필요도 없다. 단정히 앉아서 배꼽에 손을 얹어보시라. 1성을 발음할 때 배꼽이 순간적으로 얼른 안으로 쏙 들어가야 한다. 아시겠죠? 자, 가장 중요한 단어 몇 개로 연습해 볼까요? [ chī ], [ hē ], [ xī ] 둘째, 1성의 길이는? 예를 들자면 ‘ꁝ’ 정도의 길이다. 제법 길죠? 하지만 1성이 두 번 연속 나오면 앞의 1성은 ‘♩’ 정도의 길이로 바뀐다. 모든 성조는 똑같은 성조가 두 번 연속 나오면, 그 앞에 있는 걸 원래의 절반 정도 음가만 발음해준다. 아시겠죠? 세 번 연속 나오면 어떻게 될까요? 맨 처음 것은 반의 반이 되면 된다. 왜 그럴까? 간단하지, 뭐. 발음하기 쉬우라고. 그렇겠죠? 자, 그럼, 1성의 경우를 정리해볼까요? 1성 + 1성 = ‘♩’ + ‘ꁝ’( xī + yꐀn ) 1성 + 1성 + 1성 =‘♪’ + ‘♩’ + ‘ꁝ’( hē + kꐀ + fēi ) 설마하니 어유, 이걸 어떻게 다 외우냐? 엉뚱하게 부담을 가지는 멍멍이는 안 계시겠지? 이런 건 절대로 외우는 게 아니라니깐? 말하자면 그냥 그렇다는 말이니까, 아, 그게 그런 얘기구나~, 이해만 하고 흘려버리시와요? 마치 전설 따라 삼천리, 오늘은 1성에 맺힌 이야기입니다…, 라디오를 듣는 식으로. 알았죠? 그 대신 귀로 정확하게 듣고, 자신의 발음이 맞는지 확인한 다음, 입에 완전히 익혀버려야 하는 거다. 언어는 머리로 외우는 게 아니라, 입에서 습관적으로 튀어나와야 한다는 것, 잊지 마셔요? 셋째, 1성은 반드시 수평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마무리가 중요하다. 끝까지 높고 길게 가야 하는데, 어떤 학생들은 귀찮아서 그런지, 마무리 부분에서 빵꾸(flunk!)난 풍선처럼 피시식~ 소리가 떨어져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면 안 된다. 시종(始終)이 여일(如一)해야 한다. 1성은 시작부터 끝까지 언제나 한결같은 의리의 성조임을 꼭 기억하자. 자, 그람, 위와 같은 요령을 마음에 새기고 [ chī fꐃn ]을 연습해봅시다. 먼저 [ chī ]부터. 요건 권설음 [ (ㄹ)츠― ], 혀를 가볍게 말고, 혀에 힘주지 않고, 입천장에 살짝 대었다가 떼며 내는 소리다. 1성이니까, 높고, 길게, 끝까지 유지하면서, 시작! “(ㄹ)츠―!” (쩝… 어쩐지… 별로 마음에 안 드는군요?) 아하~, 반음이 낮잖아요, 반음이! 1성은 생각보다 높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며 시험삼아 난생 처음 1성을 발음하고 계신 독자 여러분! 지금 틀림없이 반음이 낮을 겁니다. 그 반음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 그렇죠! 조금 더! 배를 조금 더, 쏙! 안으로 집어넣으면 됩니다. 그런데 목청을 아무렇게나 놓으면 안 돼요. 예쁘게 가다듬어 반음을 올려서 발음하시길. 자,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해보자. 배를 안으로 살짝 집어넣으면서, 시작! “(ㄹ)츠―!” (맑고, 고운, ♪~♬~♪~♬ 아름다운 목소리!) 예, 좋아요! 아주 잘했어요. 바로 그겁니다. 자, 그럼 [ chī fꐃn ]을 이어서 발음해봅시다. 같이 따라해보실까요? 힘차게! 배를 얼른 쏙 집어넣고, [ f ] 발음 조심하시고, 시~작! “(ㄹ)츠(→), fꐃn!” (앗, 소리가 한 글자씩 끊겨 나오네?) 아주 좋아요! 좋긴 좋은데, 그렇게 하나씩 스타카토 식으로 끊어서 소리를 내면 안 된다. 언어는 소리가 이어지면서 나오는 것임을 명심하자. 아, 버, 지, 가, 방, 에, 들, 어, 가, 신, 다! 이게 아니라, 어절(語節, 语节) 단위로 쉬어줘야 한다. 이를테면,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 이렇게 말이다. 그런데 [ chī ]와 [ fꐃn ]은 한 단어이므로 끊어 읽으면 안 된다. 하나의 발음처럼 이어서 읽어야 한다. 자, 그럼 [ chīfꐃn ]을 연음으로 다시 한번 발음해보자. 혀를 부드럽게 말고 배를 쏙 집어넣으면서, 천천히 세 번 시작! chīfꐃn! chīfꐃn! chīfꐃn! 음, 정확하게 잘하고 있군요. 그럼 이번에는 열 번 시작! chīfꐃn! chīfꐃn! chīfꐃn! 점점 더 빨리! chīfꐃn! chīfꐃn! chīfꐃn!…(애고, 배고파… 밥 먹고 하면 안 되나?) 아이~잉, 애교만점 2성은 이렇게 자, 이번에는 2성이다. 중국어는 애교가 철철 넘쳐흐르는 너무너무 귀여운 언어다. 바로 이 2성 덕분이다. 아리따운 목소리로 2성을 어여쁘게 발음하는 걸 들으면 너무너무 황홀해서 눈물이 흐를 지경!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2성을 들으면 굉장히 쑥스러워한다. 그만큼 무뚝뚝하다는 얘기. 또 그만큼 2성을 잘 못한다는 얘기. 정말이지 한국 사람은 2성을 너무 못한다. 하지만 몰라서 그렇지, 2성의 발음 요령은 알고 보면 아주 쉽다. 중국어에서 말하는 성조, 그러니까 소리의 높낮이는 개별적으로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지만, 그것이 주욱 이어져서 멜로디를 형성하게 될 때는 화자(話者, 话者)의 감정까지 표현하게 된다. 그게 무슨 말이냐? 설명을 해드리지. 언어 속에 흐르는 멜로디는 떨어지는 것과 올라가는 것,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만약 큰 소리로, 기백이 담긴 힘찬 목소리로, 단호하게, 일도― 옹, 차렷! 한다면 그때의 멜로디 흐름은 어떻게 될까? 마치 폭포수가 힘차게 떨어지듯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이겠죠? 특히 이때 받침소리가 촉급(促急)하게 끝나는 입성(入聲, 入声)이라면 더욱 단호한 명령조의 느낌을 주게 마련. 그렇겠죠? 이런 언어의 흐름은 이를테면 남성적인 기운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잘 못 느끼지만 외국 사람들은 한국말을 들으면 꼭 싸우는 것 같다고 한다. 입성 때문이다. 우리말은 어떤 의미에서는 다분히 남성적이고 억센 언어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장면을 생각해보자. 집안에서 가장 귀여운 예쁜 딸내미가 아빠한테 용돈 타낼 때는 어떤 목소리가 나올까? 아이~잉, 아빠아~, 용돈 좀 주세요, 으응ꀦ? 작고, 부드럽고, 경쾌하고, 발랄한, 그런 톤이 아니겠는가? 높낮이는 어떨까? 떨어지고 있을 리가 없다. 가볍고 사뿐히 올라가고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2성이다. 2성을 발음할 때는 애교를 피우는 기분으로!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보드랍고 따스하게 표현하는 기분으로! 아시겠죠? 그런데 중국 사람들은 원래의 성조를 무시할 때가 많다. 그런데 그 상당수의 경우가 원래의 성조를 무시하고 2성으로 발음한다. 애교를 떨고 싶을 때,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고 싶을 때 애교 만점의 성조, 2성을 써먹는 것이다. 예를 들어드릴까? 중국말로 형을 ‘꺼(→)거’라고 한다. 오빠도 ‘꺼(→)거’라고 한다. 남자친구 또는 애인한테도 ‘꺼(→)거’라고 한다.(우리도 그러죠?) 그 애인한테 애교를 피운다고 생각해보자. 오빠아(ꀦ), 우리, 뽀뽀 한 번 하자, 으응? 그때의 코맹맹이 소리 ‘응?’이 바로 2성이다. 실제로 그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연기자처럼 발음해보시라. 근데 이때, ‘오빠’ 하고 부를 때 어떤 톤일까, 그것도 한번 상상해보시라. 옵(↘), 빠(↘) 내려꽂듯 발음한다면 그게 시비 거는 거지, 뽀뽀하자는 얘기이겠는가? 당연히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오빠아(ꀦ) 하고 부를 것 아닌가? 중국 사람은 그걸 아주 적절하게 잘 써먹는다. 코맹맹이로 속삭이듯, ‘꺼/거어(ꀦ)’ 하는 것이다. 같은 요령으로 이런 호칭도 배워볼까요? younger brother: 띠(↘)디: 띠/디이(↗) younger sister:메이(↘)메이: 멤/메이(↗) “쟤는 제 남동생이에요” 할 때는 [ 띠(↘)디 ]라고 원래의 성조를 지켜준다. 하지만 실제로 동생을 부를 때는 [ 띠/디이(↗) ] 뒤를 치켜올리며 2성으로 하게 마련이다. 물론 분위기가 썰렁할 때는 스토리가 다르겠지만. 길에서 만난 모르는 어린아이를 부를 때도 마찬가지. 남자아이면 [ 띠/디이(↗) ], 여자아이면 [ 멤/메이(↗) ] 하고 부른다. 그걸 모르고 [ 띠(↘)디! ] 하고 부르면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기 십상! 아니, 우리 애한테 왜 그러는 거예욧! 옆에 있는 그 아이의 엄마한테 욕을 먹을지도 모른다. 이제 2성이 어떤 성조인지 감을 잡으셨겠지? 어디 한번 연습해볼까요? [ 빠/바아(↗) ], [ 꺼/거어(↗) ] 아니, 지금 뭐 하는 거예요? 한석, 낙비, 희섭 나그네! 뭐가 그리 쑥스러워서 실실 웃기만 하는 거죠? 떽! 안 되겠다. 무슨 다른 자극제가 없을까? 옳지, 이 얘기를 들려줘야겠군.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화를 받을 때는 “여보세요?”라고 한다. 일본 사람들은 “모시모시” 한다. 중국 사람들은 “웨이~”라고 한다. 근데 그 단어의 성조가 원래 몇 성인지 아시는가? 하하, 4성이다, 4성! 아무리 우아하게 떨어진다 해도 4성의 운명이란 필경 떨어지는 것 아니던가! 그런데 전화를 걸자마자 상대방이, “웨이(⇘)!” 한다고 치자. 그 순간에 받는 사람은 어떤 생각이 들까? 아니,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기분이 팍, 상해버리지 않겠는가? 그래서인지 대만에서는 누구나 “웨이(↗)?” 부드럽고 상큼하고 깔끔하게 끝부분을 올리며 2성으로 처리한다. 원래의 성조를 무시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십여 년 전, 가이더가 처음 사회주의 중국 대륙에 가보니, “웨이(⇘)!” 사람들이 한결같이 4성으로 내려꽂으며 살벌하게 전화를 받는 것이었다. 애고 무시라! 왜 저렇게 전화를 받는다지? 그런데 2, 3년 후에 다시 가보니 어쭈! 호텔 같은 곳에서는 “웨이(↗)?” 2성의 보드라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네? 하하, 그만큼 외국 손님들과 접촉이 많아진 증거다. 요새는 어떻게 전화를 받느냐고? 거의 모든 중국 사람들이 나긋나긋한 2성으로 전화를 받는다. 왜 그럴까? 그만큼 사람들을 많이 접촉하고 세계가 넓어지다보니, 그만큼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철저히 깨닫기 시작한 거다. 남학생 여러분! 사연이 이러한데 2성 발음하는 게 간지럽다고 어영부영해서야 되겠는가? 2성을 잘해야 대인관계가 좋아진다! 2성을 잘해야 사업이 잘 되고 승진 가도를 달린다! 아시겠음? 알았으면 쑥스러움을 물리치고 확실하게 연습하자. “여보세요(↗)” 보드랍고 친절하게 전화를 받자! 다같이, “웨이(↗)?” 오우, 이번에는 Hěn hꐂo, 베리 굿! 통과! 3성은 예수님, 낮은 곳에 임하소서 자, 이번엔 3성이다. 아까 1성을 연습할 때 ‘마시는( hē )’ 걸로 배웠으니까 이번에는 걸죽하게 ‘술( jiǔ )’로 3성을 연습해보자. 요령은 조금 낮은 2도에서 시작하여 맨 밑의 1도로 떨어졌다가 다시 조금 높은 위치의 4도까지 부드럽게 올라간다. 그림을 보면서 발음해보세요. 어떠신가? 4도 높이까지 신나게 올려보셨는가? ‘지(ꀭ)우(↑)’ 하고 신나고도 재밌게 올리셨는가? 그게 원래의 3성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아무 때나 그렇게 올리면서 발음하지 마시기 바란다. 명심하시길. 3성은 예수님. 낮은 곳에 임하소서! 3성은 대부분의 경우, 올리지 않고 떨어진 그대로, 낮은 곳에서 작고 탁한 목소리로 발음한다. 그 이유를 설명해드릴까? 인간의 언어란 데모할 때 외치는 구호가 아니다. 그건 또 무슨 말? ‘말’이란 하나하나의 개별적인 음소(音素)가 아니다. 스피디하게 연음으로 소리나며 이어지는 일종의 멜로디이다. 그런데 연음으로 이어지는 그 사이사이에 출현하는 하나의 음가(音價, 音价)가 그 짧은 순간에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는 변화를 보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3성의 뒤에 다른 발음이 이어져 나오면 커브를 부리며 변화하기를 포기하고 떨어진 음만 발음하는 거다. 이제 아시겠죠? 그러므로 3성은 문장의 맨 마지막에 위치했을 때만 원래의 성조대로 발음하고, 문장 도중에 출현할 때는 오른쪽 그림처럼 1도의 위치에 떨어져있는 그 상태로만 작고 낮은 목소리로 발음한다. 이때의 3성을 학문적으로 ‘반(半) 3성’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심심풀이 삼아 알아두자. 여기서 돌발 퀴즈 게임! 그렇다면 3성은 언제 더 자주 출현할까요? ①문장 도중. ②문장의 맨 끝. 네, 맞았습니다. 당연히 ①번의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구태여 따지자면 95%라고 할까? 통계는 없지만 그만큼 많다는 뜻! 그럼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3성은 대부분 ‘떨어진 3성’, 즉 반3성으로 발음한다는 사실! 그렇겠죠?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사실을 자꾸만 잊어버린다. 문장 도중에 나오는 대부분의 3성을 자꾸만 원래의 음가대로 뒤를 치켜올리며 발음한다. 그러니 어떻게 되겠는가? 으악! 들을 때마다 저절로 비명이 나온다. 전체의 리듬이 엉망진창 흔들린다. 음, 도저히 안 되겠군! 그리하여 여러분의 조련사 김용표는 3성을 가르칠 때 처음부터 아예 반3성만 훈련시킨다. 3성은 뭐라고? 3성은 예수님. 낮은 곳에 임하소서! 아시겠죠? 자, 결론을 내자. 평소의 3성은 예수님처럼, 낮은 곳에 임하소서!(네? 특정 종교를…) 툭 떨구어진 낮은 그 음을 입에 완전히 익히자.(전도하지 말라구요?) 그러나 예수님도 마지막에는 부활하여 하늘에 오르셨음을 기억하자.(하하, 오해하지 마시어요!) 3성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에 위치할 때는 예수님처럼 올라가자.(문학적 표현이어요!) 그런데 어떻게 올라갈까?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직 상승을 할까? 아니다. 예수님이 타고 승천하신 구름이 그런 식으로 하늘에 올라갔을 리가 만무하다. smooth하게, 부드럽게 올라갔을 게 틀림없다.(쫌 있다가 부처님도 나와요^^) 마지막의 3성도 그렇게 부드럽게 올리자. 그런데 이 발음은 정말로 누구나 잘한다. 연습을 안 해도 뒤를 올리는 3성을 못하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평소에는 안심하고 낮은 곳에 임하소서! 아시겠죠? 자, 그람, [ hē jiǔ ]를 전체적으로 발음해보자. 오선지 위에 표기된 위치를 확인하면서, 작은 소리로, 툭 떨구어서, 시이~ 작! ‘흐(→)어 지우(↓)’! 아냐, 아냐! 3성이 너무 높아요. 더 툭(!) 떨구세요. 조금이라도 올리거나 꼬부릴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마시고! 다시 한번, 더 작은 목소리로, 시이~ 작! ‘흐(→)어 지우(↓)’! 예, 좋아요. 그런데 어떤 친구들은 아직도 덜 떨어졌군요? 하기사 예수님을 배우고 따르는 일이 어찌 그리 쉽겠어요? 입으로만 예수님을 외치면서 행동을 안 하니깐 3성이 잘 안 나오는 거다. 그러니까 이럴 때는 온몸으로 실천을 해야 한다. 3성을 발음할 때 ‘덜 떨어진 친구들’(히히)은 앞으로는 몸을 살짝 밑으로 웅크리면서 발음해보시라. 자, 여기서 또 하나의 김용표 비장의 무기를 공개한다. 잘 듣고, 잘 배우시라! 중국어 연습을 할 때는 먼저 손과 몸으로 소리내자. 그게 무슨 말이냐고? 설명해드리지. 참으로 희한하게도 인간의 몸과 목소리는 같은 방향성을 지닌다. 다급하게 뛰어다니면서 느긋한 목소리가 나올 수 없고, 몸을 잔뜩 웅크리면서 높고 청아한 고음을 낼 수 없다. 그걸 역으로 이용하는 거다! 멜로디의 언어를 배우려면 먼저 그 높낮이의 방향성을 우리의 온몸으로 익혀둔다는 이야기다. 소리가 몸에 익으면 입에서도 저절로 그 높낮이의 소리가 나오게 된다. 못 믿으시겠는가? 쪼타! 말이 필요 없다. 바로 실험을 해보자. 어떻게? ① 허공에 오선지를 그리자. 아주 쉽죠? 있다고 생각하기만 하면 되니깐. 그 오선지 위에 지휘하듯 손으로 성조 표시를 하는 거다. ② 여기서 절대 요주의! 이 단계에서는 입 바깥으로 소리를 내지 말고, 발음 요령을 생각하며 정확한 음가를 속으로 추측만 하시라. 틀린 소리가 먼저 나오면 자신감을 잃게 된다. ③ 발음과 높낮이의 음가가 정확하게 파악되었으면 그걸 손으로 옮겨보자. 요건 1성, 요건 3성, 속으로 발음하며 지휘해보자! 입으로 소리내기에 앞서 그 소리의 높낮이를 먼저 손과 몸에 익히는 거다. ④ [ hē ]를 해볼까? 1성! 높은 도의 위치 아니냐! 배를 쏙 집어넣으면서 허공 높이 장중하게 일선을 그으시라! 높고, 길게, 수평을 유지하며! ⑤ 그 다음, 3성, [ jiǔ ]! 손을 <그림>에서처럼 밑으로 툭, 떨구면서 바닥 부분에 도달하면 가볍게 동그라미를 그려주기로 하자. ⑥ 이번엔 1성과 3성을 연이어 지휘해보자. 몸이 뻣뻣하게 굳어있으면 절대로 안 된다. 언제 어디로 어떻게 날아올지 모르는 탁구공을 받기 위해 경쾌한 풋워크를 하면서 가상훈련을 하는 탁구 선수처럼, 우리도 중국어를 연습할 때는 언제나 경쾌하게 손과 몸을 움직이며 발음의 높낮이를 헤아려야 한다. ⑦ 자, 몇 번 지휘를 하며 속으로 소리를 내보았으면 이번엔 입 바깥으로 소리를 내보자. 1성은 배 쏙! 잊지 마세요? 손으로 즐겁게 지휘하면서 술을 마셔보자! ‘흐(→)어 지우(↓)’! 어때요, 감이 잡히시죠? 네, 쑥스럽다고요? 하하. 그러면 안 되죠~! 부끄러워하면 안 된다. 외국어 학습의 양대 비결은 뭐라고? 그렇다. 통빡, 그리고 철판! 아닌가! 철면 부인의 엉터리 짜가 철판이 아니다. 이런 철판은 꼭 필요한 거다. 쑥스러워하지 말고 지휘하며 춤을 추듯 온몸을 동원하여 발음 연습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멜로디 중국어를 배워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 오케이? 자, 그람, 잠깐 휴식! 씨우(→)시! (또 나왔네? 무슨 말이지?) 된소리 예사소리 똑같은 소리 선생님, 질문 있어요. 아유, 답답해. 벌금 낼 테니깐 저, 그냥 한국말로 할게요. 하하, 예원 나그네, 무척 답답했던 모양이지? 하하. 그럼 앞으로 질문은 한국말로 해도 봐주기로 하죠. 무슨 질문인가요? 어저께 [ Zꐃijiꐃn ]을 배울 때 [ j ]는 분명히 [ 찌엔 ]하면서 ‘ㅉ’으로 발음했는데, 여기서는 [ jiǔ ]를 왜 [ 지우 ]하면서 ‘ㅈ’으로 발음하는 거죠? 불공평하잖아요? 하하, 예원 나그네는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 현상에 관심이 많더니, 언어의 모순 현상에도 관심이 많군요? 아무튼 예리한 관찰력! 점수 팍팍 밀어줄게요. 우리말은 된소리와 예사소리를 확실히 구별해준다. 표기법 자체가 다르다. 그러나 중국어는 아니다. 된소리와 예사소리를 똑같이 표기해놓고 기분 내키는 대로 읽는다. 예를 들어보자. [ j ]는 일반적으로 [ 찌- ]라고 발음한다. 그러나 부드럽게, 또는 약하게 발음할 때는 [ 지- ]라고 발음한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들린다’는 표현이 더 옳을지도 모르겠다. 주로 언제 부드럽게 발음하나요? 음, 수이 나그네, 역시 빼어난걸? 점수 플러스, 찰카닥! 몇 가지 경우가 있다. 먼저 2성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미 배웠듯이 2성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상승하는 성조다. 그런데 뭐든지 위로 올라가려면 가벼워야겠죠? 소리도 마찬가지다. 부드럽고 작고 약하고 가벼운 소리여야만 쉽게 잘 올라간다. 그러므로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로 2성과 3성, 그리고 본래의 성조를 무시하고 가볍고 약하게 발음하라는 ‘경성’으로 읽어줄 경우에는 [ 지- ]처럼 여린 소리가 나고, 1성과 4성의 경우는 주로 [ 찌- ]와 같이 된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 알았죠? 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자기가 지금 [ 찌- ]라고 발음하는지, [ 지- ]라고 발음하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마치 경상도 사람들이 [ 쌀 ]을 [ 살 ]이라고 발음해놓고, 내가 언제? 시치미를 뚝 떼고 앉아있듯. 그런 경우를 우선 두세 개 더 설명해주마. 아래를 보시라, 짠! 어때, 이해가 되나요? 하지만 이건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분해놓은 거지, 중국 사람들이 이렇게 의식하고 발음을 구분한다는 얘기는 저언~혀 아니니깐 착각하면 안 된다, 알았죠? 자, 그럼 진짜로 휴식! 씨우(→)시!(이젠 무슨 말인지 알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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