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돈 많은 미국 46년생을 공략하라

동봉 2007. 12. 7. 10:20

은퇴 시작한 미국 베이비 붐 세대를 공략하라”
FT “순자산 26조 달러… 젊은 유행감각, 구매력 커”
박민선 기자 sunrise@chosun.com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한 7700만명의 미 베이비 붐 세대(1946~1964년 출생)의 ‘막대한 지갑’을 열려면, 젊은이 못지않은 이들의 유행 감각과 구매 특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6일 분석했다.

베이비 붐 세대는 미국의 고도성장을 주도했고, 앞으로 미 소비시장의 핵으로 군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 붐 세대의 순자산은 2015년까지 26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미국과 유로 존(유로화를 쓰는 국가들)의 1년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규모다.

하지만 베이비 붐 세대의 구매 특성은 이전 은퇴 세대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우선, ‘늙은이’로 비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의류브랜드 갭(Gap)은 최근 35세 이상 여성층을 겨냥한 ‘포스 앤드 타운(Forth & Towne)’이라는 의류 체인사업을 시작했다가, 4000만 달러의 적자를 내고 사업을 접었다. 중년 이상의 여성들이 ‘35세 이상 여성’을 겨냥한 매장에 들어가기조차 꺼려했기 때문. 반면에, 주방제품 업체 옥소(Oxo)는 노인들이 잡기 편하게 고무 손잡이를 단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관절염 협회의 권고문 등을 전혀 부착하지도 않았고 ‘노인 제품’임을 숨기는 전략을 폈다. 그 결과, 매년 2억 달러(약 18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는 X 세대(1971~1984년 출생)보다 더 많이 발품을 팔고, 비교해가며 쇼핑한다. 기존에 쓰던 브랜드를 고집하지도 않고, 유행에도 비교적 민감하다. 애플사의 아이폰(iPhone)을 구매한 사람 중 25%는 50세 이상이었다.

컨설팅회사인 맥킨지(McKinsey)사는 베이비 붐 세대 중 노후 자산이 부족한 이들이 24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며,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도 성장기를 보낸 이들은 돈이 없다고 저가 할인점에서 ‘땡 처리’하는 옷을 뒤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