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리나라 파생금융시장의 형태와 현황에 대해서

동봉 2008. 10. 24. 06:47

[신용파생상품의 정의와 기능]

신용파생상품(credit derivatives)이란 신용도에 민감한 기초자산으로부터 신용위험을

분리하여 거래당사자 간에 이전하는 금융거래 계약을 말한다. 즉, 채권이나 대출처럼

차주의 신용에 따라 가치가 변동하는 기초자산에서 신용위험을 분리한 뒤, 이를 거래

상대방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여기서 신용위험

을 이전하고 수수료를 지불하는 자를 보장매입자(protection buyer)라고 하고, 신용위

험을 인수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자를 보장매도자(protection seller)라고 한다. 그

리고 신용위험 회피의 대상이 되는 대출채권 등의 자산은 기초자산(underlying asset)

이라고 하고, 신용파생상품 계약에 따른 지급보장의무 발생요건의 판단기준이 되는 자

산은 준거자산(reference asset)이라고 한다. 준거자산은 기초자산이 그대로 이용되거 나 기초자산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다른 자산이 이용되기도 한다.


신용파생상품 거래에서 보장매도자는 신용사건(credit event)이 발생할 경우 일정액의

보상금을 보장매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데, ISDA에서 1999년에 정의한 신용사건 형태에 는 지급실패(failure to pay), 파산(bankruptcy), 기한이익상실(obligation acceleration), 채 무불이행(obligation default), 국가의 대외 지급이행 거절/모라토리엄 선언(repudiation/ moratorium), 채무재조정(restructuring)의 여섯 가지가 있다.


신용파생상품은 자산의 소유권 이전 없이 신용위험만 이전시키는 금융상품으로, 대

차대조표 상에서 자산이 제거되지만 잔여 신용리스크를 부담하게 되는 증권화와 반대

되는 성격을 가진다. 이러한 신용파생상품은 다음과 같은 기능을 가진다.

첫째, 신용파생상품은 신용위험만을 분리하여 금융기관 상호간에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주므로 소수의 금융기관에 집중되기 쉬운 신용위험을 분산시켜 개별 금융기관이 보

다 능동적인 위험관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특히 준거자산 자체의 이전이

없어 준거자산의 거래상대방에 대한 비밀유지가 가능해 은행입장에서는 고객관계를

유지하면서 신용위험을 전가할 수 있다.

둘째, 신용파생상품은 시장을 통해 대출채권과 같이 유동성이 떨어지는 준거자산에

유동성을 부여하는 효과를 가져와 금융시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기능을 한다.

셋째, 신용파생상품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으로 거래구조 설계나 레버리지

측면에서 상당한 유연성을 가진다. 준거자산 자체의 유동성, 거래조건 등과 관계없이

신용위험만 분리하여 거래대상으로 하므로 시장참여자의 수요에 맞게 설계가 가능하

여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크다.

넷째, 신용파생상품은 전통적으로 지급보증기관이나 보험회사 등이 수행하던 지급보

증, 보험의 기능을 시장이 분담하게 되어 보증의 효율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와같이 신용파생상품은 금융시장 참여자들간 신용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신용리스크에

대한 가격 산정의 효율성을 높여 금융시장 전체의 안정성 및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긍

정적인 기능이 있다.

[해외 신용파생상품 시장의 현황]

가. 시장현황

신용파생상품은 1993년에 정형화된 최초 거래가 시작된 이후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거래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1998년 이후 세계 신용파생상품 시장

은 연평균 66.0%의 급속한 성장을 지속하여 2006년말 거래규모는 20조 달러를 넘어서

고 있으며, BBA(British Bankers' Association)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에는 33조 달

러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신용파생상품의 거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ISDA의 거래 표준화 등 신용

파생상품 관련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구축되고 이와 함께 2000년 전후 엔론 사태와 같은 대형 금융사고들이 발생하면서 금융기관들의 신용위험 관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위험 관련 자료가 축적되고 이에 따른 신용파생상품의 가격결정기법 과 가치평가 및 공시방법의 진전 등도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해주었다

신용파생상품의 종류별 거래 추이를 살펴보면, CDS가 그 비중이 최근 다소 축소되

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ingle-name

CDS는 2004년말 신용파생상품 거래의 51%를 차지하였고 2006년 1분기에는 33%로

축소되었다. 그리고 최근 거래되기 시작한 지수거래(Index trade)가 두번째로 많이 거

래되는 상품으로 2006년 1분기에 전체 거래량의 30%를 차지하였다. 합성CDO와 같은

구조화상품의 경우 그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신용파생상품의 거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다양한 상품들이 새로 개발되고 있으

며 초창기 거래 비중이 높았던 CLN, TRS 등의 거래는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거래의 표준화가 진행됨에 따라 신용파생상품 시장은 가장 기본적인 신용파생상품 형태인 Single-name CDS와 나아가 지수거래(Index trade)로 발전하는 한편, 다양한 고객의 요구 에 맞추어 설계가 가능한 합성CDO를 활용한 구조화 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는 데 따른 것 으로 보인다. 특히 지수거래의 경우 표준화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져 단일한 종합지수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신용파생상품시장에서 보장매입자의 구성(2004년 기준, BBA)을 보면 은행이 무

특성상 포트폴리오에 신용자산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비중이 52%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증권사(21%), 헤지펀드(12%), 보험사(6%), 기업(4%)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보장매도자의 경우에는 은행의 시장점유율이 39%로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보

험사(33%), 증권사(16%), 헤지펀드(5%) 순으로 나타났다. 신용파생상품시장에서 헤지펀드 의 비중은 보장매입자와 보장매도자의 위치 모두에서 2004년 이후 2배로 증가하였다. BBA의 2006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준거자산의 신용등급은 전체적으로 하향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CDS의 경우 AAA~BBB등급에 있는 준거자산의 비중은 2004년 65%에서 2006년 59%로 감소하였고, 2008년에도 이러한 경향은 계속되어 52%까지 감 소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반면 BB~B등급에 있는 준거자산의 경우에는 2004년 13%에 서 2006년 23%로 비중이 증가하였고 이러한 경향은 계속되어 2008년말에는 27%까지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었다.


[국내 신용파생상품시장의 현황]

가. 시장현황

우리나라의 신용파생상품 시장 현황을 보면 외환위기 이전에는 국내 금융기관과 외

국 금융기관 간의 거래가 일부 이루어지다가 외환위기 직후 거래가 크게 축소되었다.

최근 세계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달리 국내 신용파생상품 시장은 2003년 이후 성장

세가 둔화되어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다.

국내 신용파생상품 시장은 2006년 1/4분기 기준으로 2.8조원의 거래 잔액을 기록하

고 있는데 이중 CLN이 2.4조원으로 85.7%를 차지하고 있으며 CDS와 합성CDO, 그리

고 신용스왑 등 기타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거래도 외국계 투자은행과의 달러

기준 거래가 주류이며 국내시장의 원화 신용파생상품 거래는 전무하다가 최근 들어

산업은행이 국내 최초로 거래5)를 실행하였다. 2003년 이후 국내 신용파생상품 시장의

거래량이 부진했던 것은 SK Global의 분식회계 사건, LG 카드의 유동성 위기 등 신

용사건 발생 이후 국내 금융기관의 부실대출이 증가하면서 신용 위험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투자 수요가 감소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신용파생상품 시장참여자 현황을 금융권역별로 살펴보면, 보장매입자(발행자)

의 경우 외국계 은행의 국내지점(이하 외은지점)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여 외은지

점은 신용파생상품을 활용하여 적극적인 신용위험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보장매도자(투자자)의 경우 보험사의 비중이 80%를 차지하는 가운데 국내 은행

과 증권사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국내 신용파생상품시장은 외국계

은행이 국내 금융기관에 신용위험을 이전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국내 금융기관

은 신용파생상품을 신용위험 관리수단보다는 고수익 투자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그리고 2002년 하반기부터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해 외국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CLN

투자가 증가하면서 CDS 거래 잔액을 상회하기 시작해 현재 국내 신용파생상품시장은

CLN의 비중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여 세계 시장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CLN 비중이 큰 것은 CLN은 투자자로부터 채권발행을 통해 현금을 사

전에 확보하므로 일종의 현금보장이 되어 거래상대방(보장매도자)의 계약불이행으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없는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